우리가 알던 김광현의 그 맛이 돌아왔다… 다트는 끝났다, 다시 야구가 시작됐다
김광현은 이날 최고 시속 148㎞, 평균 145㎞를 상회하는 포심패스트볼과 강력한 슬라이더의 조합을 앞세워 호투했다. 스트라이크를 넣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볼을 던지더라도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낼 수 있는 피칭에 집중했다. 다트에 필요한 정교함 대신, 야구에 필요한 '거침'이 살아 있었다. 특히 슬라이더가 그랬다. 채는 느낌 자체가 훨씬 더 터프해졌다. 김광현은 26일 "ABS에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세게 던졌다"고 당시 경기 슬라이더를 설명했다.
실제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좌타자 낮은 바깥쪽으로 예리하게 춤을 췄다. ABS 존을 의식했다면 사실 그 코스로 던지면 볼이 될 수 있지만, 김광현은 오히려 헛스윙이나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겠다는 생각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워낙 투구 템포도 빠른 편이니 상대 타자들이 생각할 틈도 없이 당했다. 다트는 얼마나 정확하게 던지는지가 점수로 이어지지만, 야구는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가장 큰 문제로 '볼넷'을 뽑는다. 그 볼넷이 많아진 것으로는 자신의 스타일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광현은 "볼넷이 가장 큰 화근이었다. 점점 내가 쫓겼다"면서 "나는 원래 스트라이크를 던져 잡는 투수가 아니라 방망이가 나와 파울이 되고 헛스윙이 나와 스트라이크를 잡는 유형의 선수였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루킹 스트라이크보다는 스윙 스트라이크나 파울이 많았다"고 초심을 되새겼다. 볼넷보다는 차라리 맞아서 결과에 깔끔하게 승복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공격성도 몸 상태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것이다. 캠프 당시부터 "김광현의 몸 상태가 2023년 시즌 시작 전보다도 오히려 더 좋다"는 호평이 자자했다. 지난해 반성에서 철저하게 더 준비를 한 결과였다. 근래 들어 시즌 초반에는 구속이 그렇게 올라오지 않았던 김광현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5㎞가 넘었고, 일부 슬라이더가 패스트볼로 잡히기도 할 정도로 슬라이더에 힘이 있었다. 체인지업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많은 이들이 체인지업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김광현의 '야구'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SSG의 에이스도 원래 그 모습으로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