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안 되려고 근성이 몸에 뱄어요" 3-2 풀카운트 같던 야구 인생, 조용호의 마지막은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본격적인 은퇴식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조용호는 "은퇴식 연락을 받고, 너무나 감사한 일이긴 한데 제가 (은퇴식을 열 만한) 그런 선수였나 의문이 들었다. 사실 이 자리가 부끄럽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지난해 조용호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주전보다는 백업으로 출전하기 일쑤였다. 60경기에서 165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거기에 개인사가 겹쳤다.
조용호는 "작년 여름 둘째가 임신 중이었는데, 태어나서 바로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방출이 겹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공황장애도 겪었다. 살면서 제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해였다"고 털어놨다. 둘째 아이는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지금 인천의 야구 레슨장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다. 조용호는 "현역 생각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지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라면서 "아니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지도자 생활은 어떨까. 조용호는 "솔직히 선수 때가 제일 편했다. 잘 지도하고 싶다.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속상하더라. 그래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근성과 악바리 정신으로 유명했다. 조용호는 "저를 되게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저는 SK 시절부터 방출 안 되려고 (근성이) 몸에 뱄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것이 아니다. 독립구단(고양 원더스) 갔다가 그만두고, 갑자기 테스트를 보고 (프로에) 왔다. 계속 '잘리면 어떡하지? 뭐라도 보여줘야 되는데' 하면서 그런 게 몸에 뱄다"고 현역 시절을 돌아봤다.
'풀 카운트'가 상징이다. 조용호는 2스트라이크에 몰리더라도 끝까지 투수를 물고 늘어지며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현재 KT에서 자신과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선수가 있냐고 묻자 "없다. 저는 3-2 카운트를 제일 좋아했다. 거기까지 끌고 가는 걸 즐겼다"면서 "그게 타자에게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지금 학생들에게도 절대 불리해질 때까지 쫓기지 말라고 주문을 한다. 제가 말하는 것과 반대되는 야구를 했다. 이런 걸 즐긴 선수가 몇이나 될까 싶다"라고 말했다.
야구 선수로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역시 2021년이다. 조용호는 "제일 기록이 좋았던 건 2022년이지만, 우승하고는 못 바꾼다. 최초로 타이 브레이커까지 가지 않았나. 그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조용호는 쑥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경기 전 양 팀 선수단과 인사하면서도 내내 부끄러웠다고 한다. 조용호는 은퇴식을 가질 자격이 있다. 우승 팀의 리드오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다. 창단 첫 우승이라면 더욱 그렇다.
3-2 풀카운트 같은 야구 인생을 살았다. 매번 벼랑 끝에서 버티고 버텼다. 그리고 은퇴식이란 성대한 마침표를 찍었다.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라고 했지만, 그 절실함에 팬들은 감동과 위로를 받았다. 조용호의 야구 인생은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